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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5일 금요일

요즘 근황 모둠 일기 : 들풀 낭만러들

 요즘 근황 모둠 일기 : 들풀 낭만러들

 

요즘 SNS에 너무 알림 글만 작성해서 올린 것 같아서 사적인 수다 글도 좀 올려야지 했는데 계속 시간이 안 나다가... 간만에 토요일에 별일이 없는 관계로 그동안의 일들을 짧게 모둠 일기로 적어봅니다.

 

모둠일기 1. 늦봄, 평화를 심다 전시회 철수

 

이번 주부터는 교재개발 주간이고 6~7월 두 달치를 개발해야 해서 유독 바쁜 주간입니다만. 오픈식이나 뒤풀이엔 참석을 못 해도 전시 설치와 철수를 참석하는 건 작가로서 기본 도리 같은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어제 회사에 오전 반차를 내고 강북문화예술회관 진달래 홀을 다녀왔습니다.

 

철수 시간이 오전 11시부터 저도 오후 2시까진가? 그랬고 저는 11시 전에 도착을 했는데 먼저 와계셨던 부지런한 분들이... 권산 작가님이 작품 포장 전에 하늘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남기고 싶다고 하셔서 찍어 드렸고 연락처도 교환했더랬지요.

 

기증 작품들은 늦봄 문익환 기념사업회 수장고로 보내질 예정이었고 저도 일전에 문영미 선생님께서 연락을 주셨을 때 제 작품을 기증하겠다고 말씀드린 터라 포장을 한 뒤 한쪽에 따로 빼뒀습니다.

 

박성현, 김서경, 김운성, 이구영, 이하, 민정진, 박성은 선생님들과 함께 나머지 작품들을 내리고 포장하고 또 중국에 보낼 작품들을 따로 캔버스천과 틀을 분리하는 작업까지 마친 뒤 다같이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

 

김운성 선생님께서 느긋하게 팔자걸음을 걸으며 뒷짐을 지고 손끝으로 뭔가를 쥐고 빙글빙글 돌리는 게 아니겠습니까? 조용히 다가가서 봤더니 강아지풀이었습니다. 순간 이와 비슷한 걸 6월 중순에 안산 대부도에 친척들과 함께 놀러 갔을 때 본 기억이 떠올랐더랬지요.

 

나들이에 함께 한 가족들 중 가장 연세가 많으신 큰 이모님이 토끼풀로 풀꽃 팔찌를 만들어서 팔에 두르고 있었던 모습이 너무나 이쁘고 귀엽게 보이셔서 그때도 조용히 다가가 사진으로 담아왔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저희 큰 이모님도 김운성 작가님도 모두 다 낭만을 아시는 분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더랬지요~

 














 

모둠 일기 2. 오랜만의 헌혈

 

어제 여자 친구랑 통화를 하다가 갑자기 오늘 오전에 오랜만에 헌혈이나 다녀와야지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레드 커넥트라는 헌혈앱으로 예약을 하려고 보니 당일 예약은 안 되는 군요. 하는 수 없이 전자문진만 앱으로 했고 집 근처로는 천호역에 있는 헌혈의집 천호센터가 더 가깝긴 한데 여긴 사람이 많아서 예약 없이 갔다가 대기가 좀 길었던 기억이 떠올라서 명일동에 있는 헌혈의집 강동센터로 갔습니다.

 

명일역 4번 출구로 나와서 헌혈의집으로 가는 길에 !? 여기 최근에 어디서 본 풍경인데?’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며칠 전에 러닝을 하며 지나갔던 길이었습니다.

 

명일역 헌혈의집은 955분에 도착했는데 번호표 상으론 1등이었고.. 그런데 예약자가 먼저라 내가 1등으로 헌혈을 하진 않겠지? 이런 생각을 하던 중 간호사 선생님께서 이런저런 준비를 해야 한다고 해서 실제로 헌혈을 시작한 시간은 1020분쯤이었습니다.

 

헌혈을 하기 전에 혈압이랑 피검사를 했는데 혈압이 웬일로 정상이 나왔어요! 제가 원래 약간 고지혈, 고혈압 전단계에 있었거든요! 피검사를 했는데 적혈구 수치고 36만인가 나와서 간호사 쌤이 아주 좋아하시더라고요.. 흠흠.

 

415일부터 금연을 시작했고 625부터 달리기를 시작해서 어제까지 일곱 번째 러닝을 했더랬지요. 금연 때문에 8킬로그램 정도 쪘다가 지금은 6킬로그램 더 찐 상태인 70킬로그램을 유지하고 있어요.

 

달리기 운동 후엔 항상 콩나물 데친 것 반봉다리와 두부 반모를 양념 간장에 비벼서 먹었는데 이 상태에서 더 살이 더 찌지는 않는데 몸무게가 70kg 밑으로도 잘 안 내려가요. 다리만 근육으로 바뀌어서 그런 건가 싶기도 하고...

 

근데 확실히 탄수화물을 안 먹으니까 삶의 행복도가 떨어져요. 그래서 지난 주 스튜디오 촬영 끝나자마자 탄수화물 폭풍 흡입을... ㅎㅎ

 

추신.

헌혈을 마친 뒤 지하철을 타지 않고 길동역까지 걸어 오는 길에 아빠랑 애기 딸이 인도 화단에 길게 고개를 내민 강아지풀들을 열심히 따서 풀다발을 만드는 모습을 보았더랬지요.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운 낭만 부녀였지요~














 

#일기 #모둠일기 #강동구현혈의집 #명일역헌혈의집 #풀꽃팔찌 #강아지풀 #낭만 #풀다발 #낭만에대하여 #헌혈

2023년 10월 9일 월요일

내 손은...

 내 손은...




 

이번 달 미술교재개발 중.

 

어제까지 6종을 마무리했는데 인쇄소에는 4배수씩을 맞춰서 보내야 해서 2종을 더해야 했더랬다.

 

그리하여 총 8종을 하는 중인데 내일 단청에 관한 교재 하나만 더 마무리하면 끝난다.

 

오늘 교재 1종을 완성하기 위해 사무실에 출근해서 뭘 할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작은 사과를 든 농부의 투박하고 거친 손의 이미지에 마음이 가서 이걸로 결정.

 

교재를 만드는 데는 작품 이미지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교육 교안도 만들어야 하는데 이번 사과를 건네는 농부의 손을 그리는 교재의 교안 내용의 포커스는 대조 표현에 방점을 뒀다.

 

한 해 동안 수고한 혹은 어쩌면 평생을 논밭과 함께 살아온 사람의 손. 완전한 노동자의 손에 작고 소중한 결실이 들려 누군가에게 건네는 장면이 참 인상 깊었더랬다.

 

어제 이태원참사 1주기 추모 작품을 그리면서도 손을 소재로 선택했는데 매끈한 손이 아닌 이런저런 주름과 상처가 가득한 손으로 표현했다.

 

이번 작품의 제목은 하얀 나비. 이태원 참사 100일 맞아 그렸던 하얀 나비들을 위한 레퀴엠이라는 작품을 배경으로 사용했다.

 

그 작품에선 159명의 하얀 나비들이 이태원 참사가 벌어졌던 그 좁은 골목의 바닥에 버려진 것으로 표현되어 있다.

 

1년이 지난 지금 그 나비들은 그 자리에는 없지만 희생자의 유가족들이나 희생자를 기억하고 추모하려는 사람들은 여전히 그 곳에 남아서 하얀 나비를 기억하고 기리겠다는 의지와 상징을 담은 작품이다.

 

나비모양을 한 두 손에 가득한 주름과 상처들은 희생자와 희생자의 유가족들에게 가해진 막말과 멸시, 모멸의 말들로 인해 여전히 상처입고 있다는 현실을 담고 있기도 하다.

 

문득 굳은살 하나 없는 내 손을 바라보게 된다.

 

흡연과 음주, 운동부족으로 인해 손가락 끝에 수전증이 약간 있고 오른손 약지는 봉와직염의 후유증을 앓고 있긴 한데 그래도 나름 화이트칼라인지라 매끈한 편이다.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 일을 위한 컴퓨터 작업을 하는데 사용하고 있고 가끔씩은 정의로운 일이라고 믿는 일에 관한 작품을 그리는데 사용하며 또 때때로 전시작품 운송, 설치 같은 일들도 한다.

 

그러고 보니 이번 주에 광주에 내려가서 전시 두 건의 디피를 또 해야 한다. 그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 미리 작품도 해뒀고 이렇게 교재개발도 억척스레 해내고 있다.

 

실제로 땀 흘려 일하는 거칠고 투박한 손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손 또한 노동자의 손이 맞는 것 같다고 생각해 본다.

 

##손그리기 #농부의손 #노동자의손 #미술교재 #일기

2023년 6월 7일 수요일

죽는 꿈을 꾸었다.

 죽는 꿈을 꾸었다.

 

며칠 전, 정확히는 화요일 어제 새벽에 죽는 꿈을 꾸었다.

 

무슨 암 말기의 불치병이었고 집에선 우리 아진이 불쌍해서 어떻게 해하는 가족들의 통곡 소리가 들려왔지만 정작 나는 무덤덤했다.

 

그다지 욕심이나 열망 같은 것들이 없어서 그런 듯 했고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았다고 스스로 긍정하던 터라 그랬는데... 다만 부모님 보다는 오래 살았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 정도만 있었을 뿐이다.

 

난 내 방에 누워있었는데 지금 살고 있는 내 방은 아니었고 바닥에 이불을 깔아둔 곳에 누워 눈을 감고 있었다.

 

약간 방문이 열려 있었고 문틈으로 친구들이 찾아왔는데 지금 자고 있는 것 같으니 편히 자게 두자는 소리가 얼핏 들렸다.

 

나는 그날이 내가 이승을 떠나는 날임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그냥 조용히 잠자는 것처럼 떠나는 건가? 이런 게 죽는다는 건가? 별로 아프지도 않고 괜찮네.”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어느새 밖에서 들려오던 소리가 옅어지더니 침묵 속에서 생을 마감했다. 뭔가 엄청난 빛 속으로 서서히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더랬다.

 

그러던 중 새벽 5시쯤 잠을 깼다. ‘별 재수 없는 꿈을 다꿨네...’라고 푸념을 했고 시간을 확인하고는 교재마감 때문에 이따 또 출근해야 하니 7시까지는 자야해라고 생각하며 억지로 잠을 청했다.

 

다시 들어간 꿈속에선 웬일인지 나는 죽지 않고 살아있었다. 아픈 환자라기보다는 다시 건강하게 태어난 개운한 느낌이랄까? 문틈 밖으로 계속해서 병문안을 오는 지인들의 소리가 들렸는데 그들을 좀 놀릴 심산으로 그들 몰래 집을 빠져나왔다.

 

밖은 화창했고 햇살이 무척 따듯한 오후였다.

 

그 한가로움을 즐기려 잠시 눈을 감고 하늘을 우러르고 있었는데 웬 모르는 꼬마 남자아이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아저씨, 여기가 조아진이라는 아저씨가 사는데 맞아요?”

? 그래, 내가 조아진인데? 그런데 넌 누구니?”

엄마랑 같이 아저씨 병문안 왔어요.”

.. 그래? 그런데 엄마 이름이 뭔데?

OO이요

~ OO이 아들이구나~ 반갑다야. SNS에서 사진을 보긴 봤는데 몰라보겠다야~ 많이 컸네~”

근데 엄마는 어디 계시니?”

잠깐 요 앞 슈퍼에서 뭐 사 오신다고 저보고 먼저 문 앞에 가서 기다리고 있으랬어요.”

아하~ 그렇구나. 용케 잘 찾아왔네?”

 

그때 멀리서 딸랑딸랑소리가 들리며 슈퍼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그 아이에게 엄마를 놀래켜 주자고 말하며 근처에 같이 숨었다.

 

그런데 그때 잠이 또 깼다. 시간을 다시 확인하니 630분이었다. 그 뒤 이야기가 궁금하긴 했지만 다시 잠들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자리에서 일어나 씻고 사무실로 출근을 했다.

 

기분이 좀 찜찜해서 사무실에 가서 꿈해몽을 검색해 봤는데 죽는 꿈은 좋은 꿈에 속하는데, 죽다 살아나는 건 그냥 현실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반영된 안 좋은 꿈이라는 글들이 보였다. ...

 

어쨌든 오늘 이번 달 미술교재 12종 개발을 끝내서 인쇄소에 넘겼으니 됐다.

 

지난 주 주말과 이번 주 공휴일 그리고 초과근무 한 것까지 모두 더하면 대충 4일 동안이라는 마감 시한을 앞당긴 건데 나름 좀 스트레스를 받긴 했었나보다... 4일 만큼 수명이 줄은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

 

그래도 일하는 내내 계속 막 고되었던 건 아니고 간간이 미소 짓게 만드는 아이들의 작품이 있어서 기분 전환이 되었는데 엄청나게 잘 그린, 완성도 높은 작품은 아니었지만 뭐랄까 너무 귀엽고 그 웃는 모습이나 그 아이들이 그린 작품 속 캐릭터들까지 덩달아 귀여워서 계속 생각이 나는 순간들이 있었더랬다.

 

특히 5살 여자아이가 그린 램프의 지니... 편집하다가 웃고 있는 아이와 램프의 지니 얼굴이 겹쳐서 계속 미소 짓게 만든... 묘한 매력이 있는 작품이었다. 이토록 귀여운 램프의 지니라니... ㅜㅜ 아이의 초상권 때문에 사진은 작품 사진만 올리는데 암튼 아이도 지니도 둘 다 귀엽다...

 

, 이제 교재마감 기념 자축하러 집에 가서 한잔 땡겨 볼까나~!!

 






#죽는꿈 #죽다살아나는꿈 #스트레스 #한잔 #해피엔딩 #램프의지니 #지니 #요술램프 #램프의요정 #귀여워 #귀여움주의 #일기

2021년 11월 20일 토요일

오래된 시계

 오래된 시계





일요일 오전 10시 반... 간만에 늦잠을 잤다.


보통은 자정 무렵부터 졸음이 쏟아져 눈꺼풀이 저절로 감기는데 어제는 방 안의 탁상용 시계를 바라보니 밤 1030분이 조금 넘은 시간밖에 안 된 것을 확인하고는 지금 잠들 순 없다는 필사의 노력으로 유투브를 시청했다.


평소에 잠드는 시간이 아닌 시간에 자면 너무 일찍 깨서 그날의 생활리듬이 흐트러져 오히려 더 피곤해지는 이유도 있었고 그래도 나름 주말인데 일찍 잠들긴 뭔가 좀 억울하고 아쉽기도 해서 연신 눈을 비벼대며 억지로 자지 않기 위해 버텼다.


그러다 도저히 못 버티겠어서 다시 시계를 보니 또 1030분이었다. 뭔가 잘못됐다 싶어 휴대폰의 시계를 보니 이럴수가... 시간은 새벽 330분을 지나고 있었다.


내 졸음의 상태를 볼 때 내가 밤 1030분이라고 철썩 같이 믿었던 첫 번째 시간은 이미 자정을 넘긴 상태였을 것이 확실했다.


오늘 오전 11시 반쯤 어머니와 함께 약간 이른 점심을 먹다 내가 오랜만에 늦잠 잔 것을 보신 어머니께서 어제 늦게 잤나보네? 하고 물으셔서 방 안 시계가 건전지가 다 떨어져서 멈춘 것 같다고 말씀드리면서 위 이야기를 말씀드렸다.


그때 어머니께서 이 시계가 참 오래된 시계인데도 건전지만 갈아주면 여전히 잘 간다며 참 튼튼한 시계라고 말씀하셨고 나도 동의하며 그런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식사를 마친 뒤 갑자기 이 시계가 언제부터 우리 집에 있었던가 하고 곰곰이 생각을 해봤는데 그저 옛날부터 쭉 함께 있었다는 것 외에는 딱히 생각나는 것들이 없었다.


여하튼 시계의 건전지 교체를 위해 여분의 건전지가 있는지 책상 서랍을 뒤졌는데 달랑 하나밖에 없었다.


에잇, 두 개는 있어야 하는데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무심코 시계의 뒷면을 보았는데 3A 건전지 세 개가 필요한 구조인 것을 확인하자 갑자기 이전의 기억이 순식간에 떠올랐다.





내가 예전에 첫 칸과 둘째 칸이 알람 소리용이라서 빼버리고 시계바늘만 움직이도록 마지막 셋째 칸 하나에만 건전지를 넣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하나 남은 건전지를 교체했고 시계는 다시 예전처럼 째깍째깍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시 움직이는 시계를 보며 문득 정말 넌 언제부터 우리 집에 있었냐?’ 속으로 물었고 난 시계의 이곳저곳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전면에 브랜드 이름으로 보이는 kappa (카파)quartz (쿼츠)가 쓰여 있었고 뒷면에는 no745 그리고 바닥면에는 p95.08과 같은 암호처럼 보이는 숫자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쿼츠란 1969년 수정진동자에 전기를 흘려 작동하는 방식으로 기계식 시계의 개념을 바꾼 혁신적 제품이며 싸게 대량생산이 가능한 모델이라고 나오고 카파는 1983년 삼성시계로부터 탄생된 우리나라의 시계 브랜드라고 한다.


비단 시계뿐만 아니라 모든 브랜드에 무관심한 나로서는 모두 처음 듣는 정보들이긴 한데... 뭐 아무튼 정확한 생산이나 제조일자는 알 수가 없었다.


다만 바닥에 보이는 p95.08을 추리해 보자면 pproduct의 약자이고 숫자들은 19958월에 생산된 제품이 아닐까하고 추측해본다.





대충 1995년생이라고 추측한다면 한국나이로 27살인 셈이다.


스물일곱 먹은 시계라... 왠지 좀 애틋한 감정이 생겨 물티슈로 먼지를 좀 닦아준 뒤 다시 있던 자리에 시계를 올려뒀다.


지금 다시 보니 정면 상단에 snooze (잠깐 눈을 붙이다)란 표현도 참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이 녀석은... 새 것보다는 완전히 망가지거나 해지지 않는 이상 같은 물건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내 성격상 평생 나랑 같이 할지도 모르겠다는 막연한 상상을 해본다.


#오래된시계 #일기 #카파시계 #쿼츠시계 #kappa #quartz #snooze #1995년생 #스물일곱 #고장난시계

2021년 8월 8일 일요일

원근법

 원근법





오랜만에 일기


오늘 너무 일찍 눈이 떠져서 7시 반쯤 출근을 했다.


어제까진 회원작품 홍보 글을 마무리 했고 오늘부터는 이번 달 미술교재 개발을 할 예정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교재실 책장 부서진 것들도 고치고 모자란 교재도 채워 넣고 부족한 교재 점검도 하고나니 한 시간이 후딱 지나갔고 바로 교재개발 본업을 시작했다.


몇 달 전부터 좀 쉽게 원근법을 가르칠 수 있는 교재를 만들려고 했었던 터였고 아이디어도 대충 머릿속에 그려놓은 상태로 작업을 시작했는데 생각 외로 하루 종일 걸렸다.


오후 다섯 시쯤 되어서야 끝이 났는데 서너 시쯤부턴가 계속 멀미가 났다.


요즘 코로나 때문에 회사에 위기감이 좀 있어서 최근 한 달 동안 좀 무리해서 일을 한 것도 있는 것 같고 하루 종일 집중하면서 뭔가를 하다 보니 그런 것도 같고 어쩌면은 원근법이라는 까다로운 주제의 교재를 붙들고 있어서 그랬을는지도 모르겠다.


원근법에 대해서 가장 처음 배운 건 대학시절이었던 것 같은데 뭘 배웠는지는 역시나 기억이 안 나고...


투시 원근법에 관해서는 오래 전에 송파문화원에 강의 나갈 때 공부를 좀 했었는데 어르신들을 가르치는 강의여서 난이도를 최하로 하고 강의 준비를 했었는데도 서로 좀 힘들었던 기억이 남아있다.


이번에도 최대한 쉽게 설명하고자 했는데 흠... 모르겠다.


원근법을 알기 쉽게 표현하자면 사실처럼 보이도록 하는 일종의 속임수 기술인데 선원근법과 대기원근법이 있고 인상파가 등장하면서... 아니 됐다. 원근법을 잘 사용하면 그냥 좀 작품이 멋져 보인다. 단지 그뿐이다.


여하튼 원근법 교재개발을 마치고서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다시 땀을 뻘뻘 흘리며 사무실 청소를 하다 보니 신기하게도 머리가 다시 맑아졌다.


때때로 단순노동이 사람을 참 건강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사업을 하다보면 멀리도 봐야하고 가까이 있는 것들도 놓치면 안 되고 그런 순간들이 참 많다.


나만 생각해선 안 되고 우리의 영역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


뒤는 잘 돌아보지 않는 성격이라 개인적으론 나에겐 현재가 더 중요하고 지금의 현재가 모여 또 내일의 내가, 우리가 되는 것이니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자는 마음가짐이었는데 요즘은 좀 내가.. 틀에 박힌 혹은 꽉 막힌 사람이 되가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세상은 다점 투시로 돌아가는데 나만 일점 투시인건가 싶은 거다.


이럴 땐 쉬거나 여행을 가라고들 말하겠지만 잘 쉬는 법도 모르고 당장의 눈앞의 일들 때문에 여행 같은 건 갈 생각도 없다. (그리고 만약에 혼자서 여행을 간다 해도 정작 나는 잘 쉬는 법을 몰라서 멍이나 때리고 있을는지 모른다.)


잘 쉬는 것도 스스로를 잘 챙기는 것도 경험이 필요한 영역같다.


앞으로의 목적을 무엇으로 해야 할까, 어떤 시점, 시각으로 세상과 나를 바라봐야 할까.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인생 참 어렵다.


집에 가서 씻고 시원한 맥주나 마시고 자야지 뭐.


#원근법 #일기 #인생어렵다

추상화 대가 조국현 화백 作 / 저 너머의 시선

  추상화의 대가 ( 大家 ) 조국현 화백 作 저 너머의 시선     작품 정보 (Art work information)   작가 이름 (Artist Name) : 조국현 / CHO Guk-hyun / 趙國鉉   작품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