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 못하는 사람들과 쉬지 않는 사람들
오전에 일어나서 담배 한 대를 피우려고 집 뒷마당에 나갔더니 계단 여기저기 새발자국이 보였다. 바로 근처에 길고양이 밥그릇을 놓아두었는데 아마도 부모님께서 말씀하시던 비둘기들의 발자국인 듯싶었다.
요새 며칠 동안 고양이 사료가 떨어져서 사러가야지, 가야지 하면서도 귀차니즘 때문에 가게에 못 간 사유로 길고양이 밥을 못 주고 있었는데 덩달아 이 비둘기 녀석들도 헛걸음을 남기고 간 듯하다.
사무실에 나와 이것저것 알리기 위한 목적의 포스팅과 회사 회원작품을 SNS에 편집해서 올리다 또 중간에 회사건물 주차장에 나와 담배 한 대를 물었는데 바닥에 웬 자전거 바퀴자국 같은 것들이 보였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자전거가 여기에 이렇게 왔다 갔다 할 일은 없고 타이어 자국의 끝은 재활용 물품과 쓰레기를 버리는 장소였기에 아마도 폐지 줍는 할머니께서 리어카를 끌고 다녀가신 듯했다.
크리스마스에도 쉬지 않고 먹을 것을 찾아 헤매야만 하는 비둘기와 길고양이와 폐지 줍는 노인이 있었던 것이다.
또 한편 크리스마스에도 쉬지 않고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들도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스라엘은 성탄 전야에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난민촌을 급습, 집중 공격하여 약 7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물론 그 중에는 또다시 무고한 민간인들, 아이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간혹 내가 그림이나 그리고 있는 것이 맞나 회의감이 들 때가 있다.
그렇게 열심히 풍자 일러스트를 그렸음에도 바로 옆 나라인 일본에서는 새해맞이로 또 다시 후쿠시마 핵오염수를 방류할 계획 중이고 우리나라엔 사료 한 줌, 폐지 한 덩이로 연명할 수밖에 없는 생명들이 여전히 곳곳에 존재하며 전쟁이라 쓰고 살인이라 읽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비극도 달라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이 아니라, ‘크리스마스에도 죽음을’을 외치는 자들...
삶을 영위하는 목적, 이유가 다 제각각이겠으나 그 누구도 다른 생명을 함부로 빼앗아서는 안 된다. 종교든, 돈이든, 권력이든 그 무엇도 생명의 소중함에는 비할 수 없다.. 고 생각했었으나... 세상엔 참 악한 이들이 너무나도 많은 듯하다.
뭐 이건 오래토록 풀리지 않는 인간들의 반복되는 과오의 역사라고나 생각해야지... 내가 뭘 어쩌겠나. 이렇게 머리와 가슴이 답답할 땐 그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나 하나씩 해야지.
그리하여 오늘은 집에 들어가기 전에 꼭 고양이 사료를 사러 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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