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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19일 일요일

아버지의 해방일지 / 정지아 장편소설 / 창비

 아버지의 해방일지 / 정지아 장편소설 / 창비

 

한 등에 두 짐 못 지는 법인디…… / 정지아 작가의 장편소설 아버지의 해방일지 리뷰

 

이 책을 산 건 작년 9월 말이었다. 그때 인터넷 교보문고를 통해 오세영 작가의 <부자의 그림일기>, 안녕달 작가의 <, > 그리고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 세 권을 샀는데 최근에야 두 달에 걸쳐 드문드문 책장을 넘겼고 드디어 오늘. 마지막 작가의 말까지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책장을 덮었다. (아직 안녕달 작가의 책도 펴보질 못했는데 또 최근에 또 조국의 법고전 산책, 탁현민 전 의전비서관의 미스터 프레지던트, 정세현 전 장관님의 통찰이라는 책을 사부렀다.. 이건 또 언제 읽지... _;;)

 

사실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첫 페이지를 넘기면서부터 단번에 마지막 페이지까지 볼 수 있는 이야기의 속도감과 재미, 몰입도가 높은 좋은 책인데 하필 처음에 책을 펴 본 곳이 벙커1에서 전시 지킴이 하러 나갔다가 중간에 울컥하는 장면이 나오는 바람에 사람들 많은데서 눈물을 훔칠 순 없었던 관계로 도중에 한 번 끊었었고 오늘에서야 나머지 이야기들을 읽게 되었다.

 

아버지가 죽었다.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평생을 정색하고 살아온 아버지가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진지 일색의 삶을 마감한 것이다.’

 

이야기는 평생을 사회주의자 이른바 빨치산, 빨갱이라 불리며 살아온 아버지 고상욱의 부고(訃告)로부터 시작된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서울에 있는 대학에서 강사를 하며 퍽퍽한 삶을 전전하고 있던 화자(話者)고아리가 고향인 전남 구례로 돌아오게 되면서 아버지와 인연이 있었던 굉장히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장례식장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직간접으로 접하면서 내가 알던 아버지는 과연 누구였을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시끄러. 오죽흐면 밤도망을 쳤겄어! 그 사람이라고 호의호식허고 삼시로 그 돈 안 갚겄는가. 오죽흐먼 친정에 연락도 못허고 죽은디끼 살겄어!”

 

넘 사정은 그리 빤함시로 마누라 사정은 워째 깜깜 봉사까이. 팔다리가 쑤세서 밤도 제우 해묵고 끙끙 앓니라 잠도 못 자는디, 그 돈 있으먼 나 벵원이나 보내주제.”

 

아버지 고상욱은 사상이나 철학 같은 정신적인 영역에서는 비범하면서도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강하고 고집 센 캐릭터로 묘사되지만 또 동시에 아내에게 문자 농사를 짓는다고 핀잔을 들을 만큼 허술하고 서툰 면이 많은 캐릭터이기도 했는데 그런 사람의 부고 소식에 좌파와 우파 이념이 다른 사람들은 물론 뜻밖에 사람들이 진한 인연의 끈에 닿아 있음이 하나둘씩 밝혀진다.

 

화자인 고아리 또한 평생을 빨갱이 부모의 딸로 살아오며 감내해 와야 했을 애증의 관계가 있었고 또 글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 또한 아픈 현대사로 얽히고설켜 감정이 무겁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정지아 작가는 내내 고급스런 유머를 잃지 않고 이야기를 풀어내어 울다가 웃기를 반복하게 만든다.

 

아마 이 책을 읽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끼는 것이겠지만 나 또한 내 아버지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울 아부지도 소설의 고상욱처럼 밖에서는 참 좋은 사람인데 가족들에겐 참 섭섭한 구석이 많았던 애증의 시절이 있었더랬다. (물론 지금은 가끔 술도 한 잔 하면서 잘 지내고 있다. )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제목이 왜 <아버지의 해방일지>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처음에는 아버지의 빨치산 전력으로 인해 (아버지 혹은 화자가) 자신의 신념이나 꿈을 펼치지 못 하고 평생을 거대한 벽안에 갇혀 산 삶에 대한 자기 해방운동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더랬다.

 

글을 다 읽고 난 뒤엔... ... 이야기 속에서 작은 아버지가 말했듯 사람이 한 등에 두 짐 못 지는 법인디……와 같이 이건 인간의 보편적인 모든 삶이 투영되는, 좌파도 우파도 아닌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등에 두세 짐을 지며 살아가면서 겪었을 모든 좌절과 상실, 아픔과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일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손을 내밀었다. 남은 유골은 반줌도 되지 않았다. 아이는 그걸 내 손에 쥐여주었다.

할배가 그랬는지, 언니가 여개서 썽을 냈담서? 할배가 아줌마 궁뎅이 두들겠다고?

 

아무튼 아버지는 제 허물도 제 입으로 까는 데 선수다. 그것도 이 어린아이를 상대로.

그때게 할배 맴이 요상허드래. 아부지라는 거이 이런건갑다, 산에 있을 적보담 더 무섭드래. 겡찰보담 군인보담 미군보담 더 무섭드래.”

 

아버지 유골을 손에 쥔 채 나는 울었다. 아버지가 만들어준 이상한 인연 둘이 말없이 내 곁을 지켰다. 그들의 그림자가 점점 길어져 나를 감쌌다. 오래 손에 쥐고 있었던 탓인지 유골이 따스해졌다. 그게 나의 아버지, 빨치산이 아닌, 빨갱이도 아닌, 나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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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17일 일요일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이미예 장편소설 / 팩토리나인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이미예 장편소설 / 팩토리나인


원래는 그림을 그리려고 사무실에 나왔는데... 목요일에 주문한 책이 도착해서 따듯한 커피 한 잔을 준비한 뒤 실로 오랜만에 책장을 넘겼다.


1, 2권 합본이라고 하더니만 생각보다 두꺼워서 이거 나눠서 읽어야 하나... 주말밖엔 그림 그릴 시간이 없는데 일단 낮에는 그림을 그리고 책은 자기 전에 읽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그냥 맘먹었을 때 보자, 집에 가면 책장이 더 무거워져 있을 거란 생각에 무작정 책장을 넘겼는데... ... 단번에 쭉 다 읽어 내려갈 수밖에 없었을 만큼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한 좋은 책이었다.


책을 읽고 난 뒤에 든 감정은...(생각 보다는 감정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책이다.) 부드럽고 달콤한 코코아 같은 혹은 달콤쌉사름 한 맛의 초콜릿 같은 또 어떨 때는 은근하게 매운 양파 같기도 한 다양한 맛과 향기의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들어야만 갈 수 있는 마을 드림 타운. 시간의 신과 세 제자의 이야기 전설을 배경으로 꿈제작자란 직업군과 그 꿈들을 판매하는 백화점 사람들 그리고 현실과 꿈 사이를 오가며 살아가는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동물들의 이야기.


극단적으로, 억지로 감정을 자극하는 내용이 없는데도 잠과 꿈을 소재로 다양한 현실의 이야기들이 조화롭고 흥미롭게 전개된다.


그 중에서도 난 16장의 이달의 베스트셀러9장의 익명의 손님께서 당신에게 보낸 꿈편이 가장 여운이 남는다.


16장의 이야기에서는 4인 가족과 노령견의 꿈 이야기가 그리고 9장의 이야기에서는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람이 남은 사람들을 위해 선물하는 꿈 이야기가 내 마음을 흔들었다.


이 책을 이미 읽었거나 앞으로 읽게 되실 분들은 알게 되실 테지만 동물을 비롯해서 어린아이, 노인들까지 현재를 살아가는 다양한 종과 세대의 이야기가 잘 버무려져 있다.


나도 오랫동안 키우던 개가 수명이 다해 떠났던 슬픈 기억이 있고 또 남동생이나 할머니, 외할머니께서 먼저 하늘나라로 가시면서 경험하게 된 또 다른 슬픔 혹은 그리움 같은 애절함의 감정들이 있었기에 충분히 공감이 되는 이야기였다. (눈물과 콧물을 훌쩍이며 읽어 내려갔다.)


이밖에도 이제 막 졸업해서 직업을 구하는 주인공 페니나 군대에 다시 가는 군필자들의 꿈(으악!!), 직장에서 무미건조한 일상을 살아가다 짝사랑의 감정을 갖게 되는 청년들, 선천적 혹은 후천적으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꿈, 이십대 후반이 되도록 무명생활을 하는 가수지망생, 삶의 의욕을 잃은 60대 여성 등 백화점을 찾는 손님들 모두 우리가 지금껏 현재를 살아오면서 직간접으로 경험하거나 만나봤을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예지몽, 트라우마, 루시드 드리머, 번아웃 같은 호기심 발동하는 단어들을 통해 꽤나 다양하고 탄탄한 상상력을 통해 소개된다.


언젠가 이 책을 읽을 누군가도 분명히 공감되는 이 있을 거라 생각할 정도로 다양한 삶과 꿈이 등장하기에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모든 이를 위한 힐링 책으로서 추천한다.


이 책의 핵심 구절은 이 두 줄의 문장으로 요약 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두들 잘 먹고, 잘 자고, 좋은 꿈 꾸십시다!”


마음 편히 발 뻗고 푹 자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다.”


추신 1. 개인적으로 이 소설은 예전에 내가 어릴 적 봤던 환상특급처럼 넷플릭스 같은데서 시리즈 드라마 물로 제작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추신 2. 여운 때문인지 그림 그리긴 틀렸고 술이나 한 잔 하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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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제 13 회 전국 초중생 윤동주 시화 공모전 참여자 모집   ( 재 ) 종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윤동주문학관에서 한글날 제정 100 주년을 맞아 한글을 사랑한 시인 윤동주의 정신과 뜻을 담은 다양한 콘텐츠 발굴을 위해 공모형 프로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