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6일 토요일

꼬시레 같은 일기

 꼬시레 같은 일기


1. 오전 840분쯤 설 전에 미리 성묘를 다녀오기 위해 경춘공원묘지로 향했다.


길이 안 막히고 잘 뚫려서 1010분 정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최근에 내린 눈들이 혼유석에 쌓여 얼음이 되어 있어서 모두 제거한 뒤 할머니와 남동생 무덤 양쪽으로 가져간 음식들을 차려뒀다.


어머니와 여동생은 남동생 쪽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었고 아버지와 난 그저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할머니와 동생의 무덤 이곳저곳을 배회하고 있었는데 잠시 뒤 까마귀들이 어서 꼬시레(고수레)를 하고 가라는 듯 가까이 오지는 못하고 우리 주변을 기웃거리고 있었다.


우린 약간의 음식들을 먹은 뒤 그래 쟤네들도 이 추운 날 먹을 것도 없는데 같이 먹고 살아야지 하며 꼬시레라고 하기엔 좀 많은 양의 음식들을 잘 보이는 곳에 두고 내려왔다.



2. 돌아오는 길도 안 막혔고 돌아오는 길이 하남시를 통과하는 길이라서 하남 스타필드에 들러서 엄청나게 많은 라면과 맥주를 비롯해서 약간의 식료품을 샀다.


참고로 아버지와 난 밀가루 음식을 매우 좋아하는데 우리집 라면 킬러 1위는 아부지, 2위는 나고 어무이는 라면을 잘 안 드신다.



3. 집에 돌아온 게 오후 130분쯤인데 스타필드에서 사온 피자로 대충 끼니를 때웠다.


아부지와 어무이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 TV를 시청하며 피자를 먹었는데 백신에 관한 뉴스가 나오고 있었고 각자 알고 있는 단편적인 정보들을 반찬처럼 덧붙여가며 식사를 했다.


아버진 백신 맞을 때 속에 뭘 입어야 하냐, 역시 반팔을 입어야 주사 맞기 편하겠지? 하는 말씀을 하셨고 난 어릴 땐 피자나 햄버거를 그렇게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입맛이 변했는지 좀 별로라고 이야기했다. 어머니는 아부지와 내쪽 양쪽으로 소소한 맞장구를 쳐주셨다.



4. 오후 2시쯤 사무실로 출근해서 이번 달 교재개발 작업을 했다.


원래 오늘 목표량을 2개 교재 업그레이드인데... ... 역시 하다 보면 꼼꼼해져서 1개 겨우 했다.


자료라도 더 모아둘까 하다가 그냥 간만에 일기 한편 쓰고 집에서 오늘 사온 싱싱한 맥주를 마시기로 결심했다.


, ‘오늘은 장거리 운전도 했고 내일도 일 할 거니깐, 오늘은 좀 쉬어도 되겠지?’ 하면서 자기 합리화를 해본다.


여튼. 꼬시레 같은 일기를 남기며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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