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17일 목요일

살아남은 벗들에게

 살아남은 벗들에게


소중한 사람들의 죽음과 사업을 하면서 겪게 된 인간관계의 비틀림을 통해 몇 번의 우울증과 몇 번의 공황장애, 자살 충동, 불면증, 무기력증, 회의감 이런 것들을 겪었네.


이유를 너무 알고 싶었네. 왜 나는 지금 힘든가? 혹은 누가, 무엇이 나를 힘들게 하는가..


그런데 이러한 질문들엔 종교 지도자에게서도, 존경할만한 인생 선배들에게서도 명확한 답을 들을 수 없었네.


천국에 가기 위해서 혹은 지옥에 가지 않기 위해서? 하지만 그들의 설교와 행동들은 모순 투성이었고 흰머리 지긋하신 인생 선배들도 여전히 그냥 살아있으니까 산다거나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등등..


무언가를 바쁘게 열심히 하다보면 잡생각이 떨쳐지겠지 했던 적도 있었고 내 동생이 그토록 열심히 믿어왔던 신을 진심으로 알게 되면 언젠간 해답을 알게 되겠지라고 믿었던 적도 있었지.


그런데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이 모든 것들이 내 삶을 정면으로 마주하지 못한, 나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한 겁쟁이 같은 행동과 사고들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드네.


결국은 난 왜 살아야 하는가? 삶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은 나 스스로 찾아야 하며 정답이 없다는 걸 깨달았네.


이후로 한동안 난 회사 일을 마친 뒤 한두 시간씩 그림을 그렸다네. 아주 조금씩 천천히 느긋하게. 그리고 그걸 일기처럼 블로그 등에 올렸네.


중요한 건 그 아무것도 아닌 작업들을 조금씩 천천히 하면서 강요된 생각이 아닌 내가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벌었다는 게 의미가 있었던 것 같네.


선 하나를 그으며 또 면을 색칠하면서 일기를 쓰듯 나에게 말을 걸고 내가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 가에 관해 끊임없이 고민했네.


또 한 시간씩 일찍 일어나서 책을 읽기 시작했네. 온전히 나를 위한 생각과 고민을 하다 보니 내 관심사가 어디에 있는 것인지 조금씩이나마 알아가기 시작했고 그 분야에 관한 책들을 구입해서 마찬가지로 하루에 1시간씩 조금씩 독서를 했네.


내 관심사에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들을 갖고 있는가가 궁금해지기 시작했지. 유투브 인강도 꽤 많이 도움이 되었네.


지금까지의 상황에서의 결론은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고 그것은 나 혼자만의 생각과 행동으로는 결코 답을 얻을 수 없다는 것 정도이네. 그래서 공부를 계속해야겠다고 마음먹었네.


기본적으론 우리 모두를 위한 선한 마음과 행동을 하면서 삶의 의미를 찾아가자는 것이 지금의 내 입장이라네.


아마도 답은 모두 다를 것이고 방법도 다 다를 것이니 정확한 목표를 두고 살아가기 보다는 현재 상황에 맞춰서 무리하게 혹은 고집스럽게 한계에 밀어붙이며 나 스스로를 구속하거나 옭아매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생각하기로 했네.


난 지금. 오늘 아침의 이 글도 내 삶의 한 공부라고 생각한다네.


자네의 새벽의 알 수 없는 불면의 고민도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내 삶을 마주하기 위해 필요한 아픔이자 고통일거라 믿네.


언젠가 그녀석이 뿌려진 바다에 같이 가세.


마음의 짐을 한숨과 함께 바다에 맡기고 우리는 산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스스로를 위해 서로 잘 사는 법을 고민하며 살아가보세.


추신 1. 이건 고민해봤자 바로 답이 나오는 문제가 아니니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 것!!


추신 2. 이 이미지 역시 녀석과 같이 작업했던 티비동화 행복한 세상의 한 장면이라네. 이 이미지는 살아남은,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모든 벗들을 위해 올려보네.





#살아남은벗들에게 #HG에게 #벗에게 #친구에게 #벗들에게 #친구들에게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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