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서귀포시 가족여행 둘째 날 / 쇠소깍 산물 관광 농원 / 2022년 10월 8일

 제주도 서귀포시 가족여행 둘째 날 / 쇠소깍 산물 관광 농원 / 2022년 10월 8일

 

몇 달 전부터 계획한 제주도 서귀포시로 가족여행을 갔다.

 

고모님들이 여행을 다녀 본 경험이 거의 없으셔서 계획한 가족 행사였는데 부모님과 고모님 두 분, 매제 가족들까지 총 9명이 함께 하게 되었고 준비는 매제 내외가 해서 난 그냥 짐꾼 정도로 생각하고 함께 가게 되었다.

 

김포공항을 통해 새벽 일찍 출발해서 6시 40분 비행기를 탔고 대충 한 시간 정도 걸려서 제주공항에 도착한 것 같다.

 

도착해서 렌트카를 빌리고 제주공항에서 다시 남쪽으로 산을 타고 넘어서 서귀포시에 있는 버금 갤러리에 도착하니 11시 정도가 되었고 바로 같은 장소에 있는 삼다 뚝배기에서 점심을 먹었다.

 

고모님들과 매제 가족들은 주변에 놀러 다녀오라고 하고 부모님과 난 전시장 디피를 했는데 전시장 디피가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오후 4시 반쯤 끝났다. 그래서 제주도 여행 첫날은 그냥 디피 마치고 모두 함께 까사로마 호텔로 이동한 뒤 오후 6시쯤 호텔 인근 고깃집에서 다함께 식사를 했다.

 

제주도하면 흑돼지가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이미지가 잡혀 있어서 흑돼지 BBQ란 곳으로 갔는데 유명한 곳이었는지 다른 식당들은 한가했는데 이곳은 사람들이 많이 붐볐다.

 

밖에서도 계속 대기하는 줄이 서있었고 알바하시는 중국인인지, 교포인지 하시는 분들도 여기저기 주문 받고 서빙 하느라 정신들이 없어서 주문한 음식을 못 받기도 했다. 맛은 괜찮았는데 사람이 너무 많고 좀 산만하고 시끄러워서 가족들 간 대화는 좀 힘들었다.

 

가족들 중에 몇몇이 첫날부터 소맥으로 달렸는데 난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전시장 디피까지 하고나니 체력이 못 받쳐준 탓에 도중에 기권을 하고서 11시쯤 쓰러진 것 같다.

 

이튿날 오전 일찍 일어나서 매제 내외가 계획한 코스가 쇠소깍 산물 관광농원이란 곳을 방문했다.

 

지명이 재미있어서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정식 명칭은 ‘제주 서귀포 쇠소깍’으로 자연 하천을 가리키는 지명이었고 사전에 따르면 쇠소깍은 효돈천이 바다와 맞닿아 끝나는 곳에 있는 하천 지형이며 효돈천은 한라산 백록담 남벽과 서벽에서 생겨나 해안으로 이어지는 하천이라고 한다. 쇠소깍은 효돈의 옛날 지명인 쇠둔의 ‘쇠(소, 牛)’와 늪이나 웅덩이를 뜻하는 ‘소(沼)’ 그리고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는 지역인 하구를 뜻하는 제주 방언인 ‘깍’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아무튼 하천과는 별 상관없는 산물 관광농원엘 갔고 도착해서 본 첫 인상은 작고 좀 볼품없어 보였더랬다. 그런데 안으로 들어가니 카페와 박물관이 있었는데 카페는 아담한데 반해 박물관은 꽤나 컸고 둘러보는데도 한참이나 걸렸더랬다.

 

쇠소깍 산물 박물관은 옛 다양한 물건들을 감귤농장 하우스 느낌의 공간 곳곳에 연출해 놓은 장소였는데 아이들보다는 40대 중반 이상이 관심을 가질만한 물건들이 잔뜩 있었다.

 

옛날 잡지부터 생활용구까지 그야말로 없는 거 빼고 다 있는 만물상 같은 느낌이랄까... 본시 이런 곳은 생활 잡동사니를 모아두고 박물관인척 하는 곳과 보존 가치가 있는 물건들을 전시해 놓는 점잖은 박물관으로 극명하게 분위기가 갈린다고 생각하면... 그 중간쯤 되는 곳 같다.

 

처음엔 어르신들이 좋아할만한 컨셉이라고 생각했는데 곳곳을 돌아보다보니 나름 예쁜 구석이 있는 포토존들도 숨겨져 있어서 보물찾기 하는 기분도 들고 가족단위나 연인들도 한 번쯤은 와볼만한 곳 같다는 생각이다.

 

카페의 젊으신 사장님이 주인인지 그냥 카페만 관리하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혼자서 이 넓고 미로처럼 복잡한 곳을 관리하시긴 좀 어렵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 부분들까지 고려하면 좀 덜 다듬어지긴 했어도 나름 꽤 낭만적인 장소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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