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7일 수요일

죽는 꿈을 꾸었다.

 죽는 꿈을 꾸었다.

 

며칠 전, 정확히는 화요일 어제 새벽에 죽는 꿈을 꾸었다.

 

무슨 암 말기의 불치병이었고 집에선 우리 아진이 불쌍해서 어떻게 해하는 가족들의 통곡 소리가 들려왔지만 정작 나는 무덤덤했다.

 

그다지 욕심이나 열망 같은 것들이 없어서 그런 듯 했고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살았다고 스스로 긍정하던 터라 그랬는데... 다만 부모님 보다는 오래 살았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 정도만 있었을 뿐이다.

 

난 내 방에 누워있었는데 지금 살고 있는 내 방은 아니었고 바닥에 이불을 깔아둔 곳에 누워 눈을 감고 있었다.

 

약간 방문이 열려 있었고 문틈으로 친구들이 찾아왔는데 지금 자고 있는 것 같으니 편히 자게 두자는 소리가 얼핏 들렸다.

 

나는 그날이 내가 이승을 떠나는 날임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그냥 조용히 잠자는 것처럼 떠나는 건가? 이런 게 죽는다는 건가? 별로 아프지도 않고 괜찮네.”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어느새 밖에서 들려오던 소리가 옅어지더니 침묵 속에서 생을 마감했다. 뭔가 엄청난 빛 속으로 서서히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더랬다.

 

그러던 중 새벽 5시쯤 잠을 깼다. ‘별 재수 없는 꿈을 다꿨네...’라고 푸념을 했고 시간을 확인하고는 교재마감 때문에 이따 또 출근해야 하니 7시까지는 자야해라고 생각하며 억지로 잠을 청했다.

 

다시 들어간 꿈속에선 웬일인지 나는 죽지 않고 살아있었다. 아픈 환자라기보다는 다시 건강하게 태어난 개운한 느낌이랄까? 문틈 밖으로 계속해서 병문안을 오는 지인들의 소리가 들렸는데 그들을 좀 놀릴 심산으로 그들 몰래 집을 빠져나왔다.

 

밖은 화창했고 햇살이 무척 따듯한 오후였다.

 

그 한가로움을 즐기려 잠시 눈을 감고 하늘을 우러르고 있었는데 웬 모르는 꼬마 남자아이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아저씨, 여기가 조아진이라는 아저씨가 사는데 맞아요?”

? 그래, 내가 조아진인데? 그런데 넌 누구니?”

엄마랑 같이 아저씨 병문안 왔어요.”

.. 그래? 그런데 엄마 이름이 뭔데?

OO이요

~ OO이 아들이구나~ 반갑다야. SNS에서 사진을 보긴 봤는데 몰라보겠다야~ 많이 컸네~”

근데 엄마는 어디 계시니?”

잠깐 요 앞 슈퍼에서 뭐 사 오신다고 저보고 먼저 문 앞에 가서 기다리고 있으랬어요.”

아하~ 그렇구나. 용케 잘 찾아왔네?”

 

그때 멀리서 딸랑딸랑소리가 들리며 슈퍼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그 아이에게 엄마를 놀래켜 주자고 말하며 근처에 같이 숨었다.

 

그런데 그때 잠이 또 깼다. 시간을 다시 확인하니 630분이었다. 그 뒤 이야기가 궁금하긴 했지만 다시 잠들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자리에서 일어나 씻고 사무실로 출근을 했다.

 

기분이 좀 찜찜해서 사무실에 가서 꿈해몽을 검색해 봤는데 죽는 꿈은 좋은 꿈에 속하는데, 죽다 살아나는 건 그냥 현실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반영된 안 좋은 꿈이라는 글들이 보였다. ...

 

어쨌든 오늘 이번 달 미술교재 12종 개발을 끝내서 인쇄소에 넘겼으니 됐다.

 

지난 주 주말과 이번 주 공휴일 그리고 초과근무 한 것까지 모두 더하면 대충 4일 동안이라는 마감 시한을 앞당긴 건데 나름 좀 스트레스를 받긴 했었나보다... 4일 만큼 수명이 줄은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

 

그래도 일하는 내내 계속 막 고되었던 건 아니고 간간이 미소 짓게 만드는 아이들의 작품이 있어서 기분 전환이 되었는데 엄청나게 잘 그린, 완성도 높은 작품은 아니었지만 뭐랄까 너무 귀엽고 그 웃는 모습이나 그 아이들이 그린 작품 속 캐릭터들까지 덩달아 귀여워서 계속 생각이 나는 순간들이 있었더랬다.

 

특히 5살 여자아이가 그린 램프의 지니... 편집하다가 웃고 있는 아이와 램프의 지니 얼굴이 겹쳐서 계속 미소 짓게 만든... 묘한 매력이 있는 작품이었다. 이토록 귀여운 램프의 지니라니... ㅜㅜ 아이의 초상권 때문에 사진은 작품 사진만 올리는데 암튼 아이도 지니도 둘 다 귀엽다...

 

, 이제 교재마감 기념 자축하러 집에 가서 한잔 땡겨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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