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10일 월요일

제주도 가족여행 셋째 날 / 큰엉 해안경승지 / 2022년 10월 7일

 제주도 가족여행 셋째 날 / 큰엉 해안경승지 / 2022107


서귀포시 남원읍에 위치한 큰엉경승지 이 곳은 남원해안경승지라고도 하는데 제주도에 사는 여동생의 지인이 소개해준 곳으로 별도의 관람료를 내지 않고도 몸만 건강하면 둘러볼 수 있는 관광지이다.


큰엉이란 제주도 방언으로 큰 언덕이라는 뜻으로 커다란 바위 덩어리가 바다를 집어 삼킬 듯이 입을 벌리고 있는 언덕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해안을 따라 바다쪽으로는 높이 20여 미터 정도의 검은 기암절벽이 펼쳐져 있고 아래에는 거대한 해단 동굴들이 곳곳에 형성되어 있다.


안쪽으로는 약 1.5km 정도의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는데 마치 원시림 속의 작은 숲 동굴처럼 좁다란 길이 구불구불 펼쳐져 있고 숲길을 따라 가다보면 해안 절벽 위쪽으로 나가볼 수 있도록 좁은 통로길이 나있다.


그런데 절벽으로 나가는 이 길이 좀 많이 험해서 다리가 불편하신 어르신들에게는 좀 힘든 코스이긴 하다.


마치 검은 숲의 미로를 탐험하다 환하게 트인 절경의 바다를 향해 내다보기도 하고 사진도 자유롭게 찍을 수 있는 곳이라서 그런지 뭔가 모험하는 기분도 좀 나고 그랬다.


또 안쪽 둘레길에는 나뭇가지들이 뻗어나간 하늘을 배경으로 하는 여백의 공간이 한반도 지형처럼 보인다는 포토존도 있는데 커플들이 삼각대까지 가지고 와서 줄서서 촬영하는 것을 보고는 사진 찍기는 포기했다.


전체적으로 둘레길이 그다지 길지는 않았던 것 같고 아래까지 내려가서 동굴도 보고 그러면 좋은데 마침 점심시간이 되어서 모두들 배고파한 관계로 끝까지 둘러보지는 못해서 아래로 내려가 볼 수 있는 길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점심을 먹기 위해 제주도에 거주하는 지인이 소개한 범일분식집으로 이동했다.


분식집이라고 해서 제주도산 해산물로 좀 별난 분식들을 파는 곳인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 순대백반집이었다.


렌트한 차의 네비게이션이 업데이트가 안 되어 있어서 휴대폰으로 네비게이션을 켜고 다니다 보니 배터리를 아끼려고 사진은 못 찍었는데 소문난 맛집이라서 그런지 우리도 도착해서 자리가 날 때까지 약 30분 정도를 밖에서 기다려야 했다.


밖의 외관도 굉장히 오래된 전통있는 식당의 느낌이 있었는데 안으로 들어서니 아주 작은 공간이라서 뭔가 정감이 갔고 또 벽에는 범일분식이라는 시가 커다랗게 붙어 있었다.


서귀포 출생의 양상보라는 시인님의 글인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범일분식 / 시 양상보


길보다 살짝 낮은 슬레이트 지붕이 있다.

간판은 파란 간판 삼십 년째 그 간판

바람결 달랑대지만 지붕을 지켜낸다.


국제시장 자갈치시장 그리고 깡통시장

한 청춘 거기 두고 물 건너온 서귀포

할머니 순대백반에 눈물 맛도 배어난다.


오직 신앙이라면 고시원에 비는 일

한 해만 더 한 해만 더이골난 생이지만

그 아들 명절에 한 번 코빼기도 안 비친다.


문득 아내와 함께 그 식당에 들렀더니

할머닌 세상 뜨고 벽꽂이에 변호사 명함

마침내 좋은 소식이 여길 다녀갔나 보다.


읽고 나니 이집 남자 사장님 이야기인가? 아니면 노무현 대통령님의 변호사시절 이야기인가? 남자 사장님은 여기 계신데 사시 패스한 아들은 또 누구지? 아리송했다.


아무튼 마침 순대백반이 나왔는데 맛은 순대국밥보다는 추어탕 맛과 비슷했는데 순대가 서울에서 파는 것과 달리 피가 두껍고 순대가 좀 더 꽉 찬 느낌이었다.


현지인의 말을 들어보니 제주도 사람은 돼지비계나 내장의 비린 맛을 오히려 즐기는데 서울 사람들은 잘 못 먹어서 이곳으로 모셨다고 한다.


나도 비린 맛이 있는지도 모르게 나름 잘 먹었는데 어르신들은 좀 비린 맛이 있었다고 하셨다.


아직 많은 곳을 돌아본 것은 아니지만 대략 제주 음식은 해산물들을 뚝배기에 넣고 끓인 종류와 흑돼지 구이, 순대국밥, 감귤 정도가 유명한 듯 싶었다.


제주도 짬뽕 맛도 보고 싶었는데 제주도까지 와서 또 중국집 가자고 하긴 좀 그래서 참았더랬다.


제주도 현지 지인과는 여기서 작별하고 가을 국화 축제가 열린다는 상효원 식물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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